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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거친 생각

옛날에 과학을 우습게 알았다. 운동, 예술 다 마찬가지다.

누가 이런저런 운동으로 여러 근육 쓰고 그 피로와 성장을 안 즐기나.

현란하고 화려한 색의 여러 조합을 보고 아름다움을 누가 안 느끼나.

이런저런 물리법칙을 이런저런 갖가지 재료를 이용해 뭔가 만드는거,

알고나면 누구나 다 하지 안그런가.

 

어차피 모두를 위해서는 그런 가정을 하면 안되잖아.

모든 사람이 다 누리고 할수있고 그런걸 가정하고 이론과 경험을 만들어야하잖아.

그러니까 과학이고 예체능이고 좋은게 아닌거야.

 

어쩔 수 없는게 너무 많고, 이 상태는 그 중의 최선이야.

그러니까 나는 내 위치에서 그냥 모든걸 다 해내고 뭔가 바꿀 생각을 하든지,

아니면 그냥 내 길을 만족하든지.

어차피 목숨 걸고서 뭔갈 바꿀 건 없잖아? 

그럼 다 그렇게 사는거지 뭐. 

뭔가 희생을 요구한다 싶으면 최대한 회피할거 방법 다 찾아가면서

이득만 최대한 보고 빠진다? 

그러기엔 귀찮잖아. 있는대로 살아도 돼. 

 

그래, 돌아보면 정말로 삶을 우습게 알았다.

나의 삶이라는게 그렇게 우스웠다.

너 역시도 별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너도 우스웠고

굳이 극한까지 이득을 보려는 놈들은 이해도 안되고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10대에 믿었지만

그 이해도 안되고 싸우기도 싫은 놈의 한 종류라는 건 20대 언제쯤엔가 알게 되었던거 같다.

 

삶은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안다.

나는 그냥 내 삶을 사는 거고, 이런저런 도구가 개념의 형태로 있는게 사회고 과학이고 전통이고..

그렇게 있다.

어릴때부터 죽 살아있고 싶지 않았다.

내 부모의 모습도 주변 사람들의 모습도 전부 이상했고, 그 모습 그대로면 굳이 삶은 의미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걸 느낀 뒤에 표현해보고 말하고 행동하고 사회적으로 기술적으로 그 목표에 다가가보기엔,

내 환경이 삶을 너무 쉽게 판단하게 했다.

부모의 행동이 너무 단순하고 그 단순한 행동에 사회가 해주는 대우를 보고 쉽게 판단했다.

그래,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나 죽고싶다는 생각이나 어차피 같은걸 달리보는 것 뿐이다.

어떻게 죽어가고 싶은가? 이건 그런 맥락에서 그냥 어떻게 살 것인가 궁리하는 거랑 다를바가 없다.

그런데 삶을 속단해버리고 그걸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거기서 그냥 포기해버리고...

그러니 이제와서 다시 처음부터 할수밖에 없다.

 

계속 죽어가며 끝나는 곳까지 나의 생각대로 마무리를 지어야지.

삶의 의미가 부질없는 거라고 믿으면서, 굳이 의미를 찾으려고 보낸 시간은 참 순수한 억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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