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피아노를 다시 치고있어
아, 정말 오래 친 곡이야
2005년 쯤에 익히지 않았을까?
16년은 내 손과 함께한 노래구나.
고등학교 시절 피아노 잘 치는 친구가
뉴에이지를 알려주겠다며 이루마의 Love Me라는 곡을 쳐 줬어
그리고 그 순간 완전히 빠져버렸지
세상에 이런 음률이 있을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었어
피아노를 학원 다니면서 배운 적은 있거든
몇년 했을 거야.
초등학교 때 그 시절 유행타듯 부모가 억지로 보내는 학원이었지
아무런 흥미도 못 붙이고 결국 떨어져 나왔지만.
그래도 몇년 동안 여러 곡을 배우고 쳐봤는데
어떤 곡에서도 이런 느낌은 전혀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
악보를 볼 수 없으니
음표마다 음계를 써놓고 그걸 보고 따라 피아노를 쳤어
어느 여름 방학이었나
한두달 매일 1~2시간씩.
그리고 전부 외울 수 있었지
손가락으로.
사실 악보를 기준으로보면 16년을 쳤지만 전혀 완성되지 않았어.
왜냐면 음표를 건반으로 모두 때리긴 하는데,
박자, 세기 이런건 모두 내 손이 가는대로 따라가거든.
치면 칠 때마다 느낌이 그래서 맨날 다르지.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애매한 연주가 되어버렸지만,
내 나름대로는 만족해왔지.
그 멜로디와 나의 그 시절을 향한 그리움은
어느 정도 맥이 맞닿아 있기도 하고,
인생에서는 있을 수 없는
좋아하는 부분은 무한정 늘리고 되풀이하고
싫어하는 부분은 빠르게 넘겨버리는
연주를 할 수 있는거야.
그런데 이번에는 접근 방향이 조금 달라.
피아노, 나아가 음악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해보고 싶어.
해설이 없어도 이런 이야기구나,
그런걸 조금 느껴보고 싶어.
언제나 여의치 않은 게 환경이지만,
내 속의 작은 아이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건 이루어지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너무 내 이야기만 했나?
안녕,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