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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세레나와 vh01

Aidalove8 2025. 4. 26. 01:50

 

 

세레나는 꼬마애가 비약적이고 무리한 생각으로 길을 나서지..

그리고 그 끝에서 hope 모드로 여행을 마무리한다고 본다.

몬스터도 있고 가누론도 있고 팀도 있고 바댄도 있고 시경대도 있고...

에리카도 있긴 했구나.

 

나나코도 시골에서 온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모험에 나선다.

나나코는... 거기서 깜짝 놀랐지. 디테일.

술먹고 취한채로 막 거리에서 뒹굴고 다니지 마라.

그랬다간 어떻게 되는지 바로 보여주는 거지.

또 아무데서나 맘대로 들어가서 쉬고 자고 하다간,

무슨 짓을 당하는지 바로 보여주지.

변방 마을에 무리를 지어서 자기들끼리 만든 권력을

마구 휘두르면서 살아가는 무리의 모습도 날것으로 보여주지.

물론 자기 힘을 자기 혼자만의 욕구를 채우는데 쓰는 모습도 보여주고.

그런 억압과 폭력의 공간 밖에 완전한 자유와 해방의 모습도 보여주고.

피에르와 같은 로맨스도 있고, 스탈리온 같은 원한과 복수도 있고..

못된 일진꼬맹이들 혼내주기도 하고, 모쏠아다NEET 같은 애들을 만나기도 하고..

불쌍한 몬스터 도와주려다 되려 당해버리기도 하고, 순진한 믿음이 배신당하기도 하고..

마을에 정착해버릴수도 있고, 아니면 계속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리거나 혹은 스스로 집을 마련해 키울 수도 있고..

음. 그래.

어떻게보면 완성되었다면, 우리 살짝 윗 세대의 환경이 어떠했는가,

그들은 어떤 세상을 살아갔는가를 알 수 있었겠지.

근데 다만 이제와서는 그때 그사람들의 세상은,

이미 시간에 묻혀 지나와버린 거지. 그때는 몰랐던 그때만의 기회가 흘러가버린거고.

 

 

그게 차이인거 같아. vp세레나는 결국 그래서 vh01과 비교할 수는 없는 것 같아.

한사람이 본 루트를 짜고 수많은 모더가 보완을 하는 형태를 취했는데,

그 디테일과 자유도를 다 담을 수는 없는 거지. 

세레나와 에리카의 만남과 다시 세레나가 떠나기까지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고,

카스트룸에서 만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심지어 몬스터들이

다 나름의 존재감이 있어주는 건 확실하지만..

결국은 그냥 집나간 자기 집 강아지를 혼자 찾으러 떠난 꼬마가 그 강아지를 다시 찾게 되는,

그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파란만장하지만 결국 그 수준 이상으로 넘어가지는 않는

그 정도 사이즈의 이야기.

그런거치곤 집나간 강아지 하나 찾아온다는 소재로

구현해낸 세상의 다양성과 깊이가 무시무시할 정도라고 할수도 있긴 하겠지만.

하지만 어쨌든 배보단 배꼽이 큰 이야기.

 

 

이제 와서 vh01을 부활시킨다는건 진짜로 애먼소리야.

시스템이 낡았다, 현재의 정치적 법적 제도적 환경은 그때와 다르다,

그런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을 하기엔 이젠 인구조차 모자를거다,

뭐 다양한 소리를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그때 그 사람들이 없어져버렸다는게 크다.

저 게임이 구현하고 있던 세상을 실제라고 믿던 사람들이

제각기 이미 나름대로 자기 삶속에서 자신의 믿음을 검증하고

다 자기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버렸을 것이다.

오모이다시와라이 같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고

또다시 아무런 보상없이 함께 작업하더라도,

vh01 안에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그 어떤 도전적인 느낌을 다시 만들어낼 순 없을 것이다.

 

 

vp세레나는 이제 이렇게 끝나면,

가끔 한번씩은 다시 해보려나..

본게임과 모드를 합하면 그래도 꽤 괜찮은 대작이다.

완성도 면에서나, 커버하는 범위 면에서나..

음란모드나 보테배 모드 더 작업한다고들 하는데..

뭐 그런 정도겠지.

 

남는 아쉬움의 차이도 좀 그런 면에서 비교되는 것 같다.

vh01의 그 광대한 맵을 보고 있노라면,

오크 왕국에서 돌아온 나나코가

무투대회를 나가서 우승한 후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많은 가능성을 품고 비어있는 그 자리가 꽤 많이 미련이 남는다.

정말 완성만 되었다면 skyrim와 아주 쌍벽을 이루는 일본 서브컬쳐계의 역작이었을텐데.

 

하지만 어떡하겠나. 꿈은 꿈으로... 현실은 현실로... 그렇게 가야하겠지.

자꾸만 이렇게 뒤돌아보며 못내 아쉬워하는건,

어쩌면 그게 일본 감성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