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대파 키우기 (10.2)
집을 나가기 전에 물이 담긴 페트병에 있던 파들을 모두 흙으로 옮겼었다.
그 뒤에 아무도 물을 안줄 거고, 그러면 흙에 있는 편이 그래도 돌아온다면
살아있을 확률이 더 클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빈시간 어머니께서 나름대로 물을 준 모양이고, 저래 흙 위에 하얀 것들이 피어있었다.
나야 이미 한달 넘게 키우고 있었으니 실내 흙에서는 물을 적게 주는게 맞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는 알 수가 없으셨을테니 좀 많이 준 모양이고, 그래서 곰팡이가 핀 것으로 생각된다.
대파 몇 대는 다시 페트병으로 옮기면서보니 뿌리가 썩은 애들은 없는 것 같다.
어쩔까 하다가 그냥 흙과 곰팡이를 뒤섞어버렸다.
그렇게 처리하면 이 곰팡이가 번식해 대파 뿌리를 모조리 썩혀버리는 걸까?
저 흙 속에 사는 지렁이들은 곰팡이에 오염된 흙에서 병들어 죽게 되는걸까?
아니면 저렇게 뒤섞여 있다가 마르면 곰팡이도 말라붙고 오히려 또다른 종류의 에너지원이 되는걸까?
이것도 지켜보기에 흥미로운 부분같다.
어쨌든 흙이 상당히 많이 젖어있다. 습기를 잘 관리해주어야겠다.
아니 그리고 이게 뭐야!! 집을 비운 사이 화분 근처 벽면에 거미가 집을 지었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들여다보니 꽤나 밥을 많이 먹었는지, 손톱 반 정도로 큰 거미가 있었다.
지렁이를 넣은 후 날벌레가 생기고, 그 날벌레로 인해 또다른 손님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게 거미일 줄은 몰랐다.
거미줄에 꽤 많이 걸려있는데 안먹은 것들이 있는건 충분히 포식하며 지내는 모양이다.
저 날벌레들이 수명이 긴 친구들이 아닐거라 시체처리하러 나올 것이 바퀴벌레일까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ㅎㅎ
만약 바퀴가 나왔으면 고민을 좀 해야했을 건데 거미라면 더욱 더 큰 기대와 함께 지켜볼만 할 것 같다.